1. 출격
제 1파 공격대가 모두 이륙하자마자 다시 모든 항공모함의 정비사들과 무장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시마사키 소령이 이끌게 될 제 2파 공격 부대의 총 170기의 함재기들이 한시간 후에 이륙할 예정이었으므로 전 항공모함 내에 모든 승조원들이 긴박하게 다음 공격 준비를 해야 했던 것이다. 다시 항공모함의 갑판은 함상 폭격기들과 전투기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제 1기동부대로부터 공격기부대 재 1파가 발진했다는 소식을 들은 야마모토 제독은 아무말 없이 눈을 지긋이 감았다. 그리고 부관에게 미국의 일본대사가 선전포고문을 진주만 공습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전달하기로 된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참모는 이미 암호문을 미국의 일본대사관으로 보냈으며 일본 대사는 하와이 시간으로 오전 7시 30분에 미국 정부에게 공식적으로 선전포고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야마모토는 이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공격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는 선전포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워싱턴의 일본대사관에서는 야마모토의 믿음과 달리 암호해독 작업이 늦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선전포고문을 전달하러 갔을 때는 이미 진주만 기습이 시작된지 30분이 경과한 후였던 것이다. 후에 일본대사는 암호해독과정에서의 실수라고 변명을 했으나 분노한 백악관은 일본의 교활한 술책이라고 믿었으며 바로 이 점이 진주만 기습 후에 미국민들을 더 크게 분노하게 만드는 빌미가 되었다.
한편, 1파 공격대 지휘관 후지다는 모든 공격기들을 구름 바로 위 고도 6750피트로 비행하도록 했다. 공격기들을 구름에 가리도록해서 만일 해상에 미국의 선박들이 있더라도 보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1시간 50분이 소요될 비행시간을 계산하면서 편대를 구성했다. 공격부대는 후지다가 탑승한 것과 같은 800kg 철갑탄을 장비한 97식 함상공격기 (B5N) 수평폭격대의 49기를 선두로 우측에 800kg 특수어뢰를 탑재한 40기의 97식 함상폭격기 (B5N) 뇌격대가 이를 따르고 있었으며 좌측뒤쪽에는 250kg 폭탄을 장비한 99식 함상공격기 (D3A) 51기가 급강하 폭격을 위해서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머리위쪽에는 43기의 0식 함상전투기 (A6M2 제로)들이 편대를 이루어 이들을 엄호하고 있었다. 공격기 부대에 이렇게 많은 수의 엄호 전투기가 따라 나선 것은 중국에서의 실전 경험에 의한 것으로 목표지역 상공에서 미군 전투기들의 반격이 있는 경우 제공권을 완전하게 장악하지 못하면 방어력이 취약한 일본함재기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에 의한 것이었다.
2. 폭풍 전야
일본이 전쟁을 곧 일으킬 것이라는 것은 미정부도 알고 있었다. 단지, 그 장소가 문제였다. 미국은 감히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할 것이라는 것은 꿈도 꾸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필리핀 주둔 미군이 일본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찜찜한 것은 동남아시아 방면의 일본군은 침공이 임박했음을 암시하는 매우 활발한 무선교신을 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일본 해군의 정예부대인 제 1 항공함대 소속의 항공모함들이 11월 6일이후 전혀 무선교신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미군 정보부는 제 1 항공함대의 위치를 놓쳤으며, 이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추측이 무성했다. 몇몇 정보장교는 그들이 진주만을 향해 오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개진했지만 대부분의 장교들은 제 1 항공함대가 필리핀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결국 미군은 더 이상 심각하게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편, 일본 공격기대가 발진한지 30분 정도 경과한 하와이 시간 오전 6시 30분경 미해군의 초계 구축함 워드가 3시간 전에 진주만 근해에서 정체불명의 잠수함을 목격했다는 소해정의 보고를 받고 순찰중이었다. 이런 오인보고가 그동안 여러번 있었으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던 승무원들은 이번에도 허위 보고려니 하면서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런데 전방을 응시하던 조타수가 수면에 약간 돌출된 물체를 발견했고, 이것이 잠망경이라는 것을 곧 알 게 되었다. 즉시 구축함장 오터브리지 대위가 이를 확인하고 90m 전방까지 추격하여 함포를 2발 발사했다. 이중 제 2탄이 잠수함에 명중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잠수함이 물속으로 자취를 감추자 워드는 폭뢰 4발을 발사하여 확실하게 끝장내고자 했다.
흥분한 워드의 무전수가 진주만에 미확인 잠수함을 발견하여 공격하고 파괴했다는 내용의 무전을 쳤다. 그러나 미해군의 당직 장교들은 별로 심각하게 생각지 않았고 늘 있는 오인 보고려니 하면서 전화로 책임자인 얼 대령에게 보고했다. 얼 대령은 다시 블로크 제독에게 이를 전했으나 그는 '아마도 오인일 것이니, 그 신출내기 구축함장에게 잘 확인하고 다시 보고하라'는 무심한 명령을 내렸다.
사실 이때 격침된 것은 잠수함이 아니라 진주만 근해에 포진하고 있던 일본 잠수함에서 발진한 5척의 소형 잠수정중의 하나였다. 이 잠수정은 어뢰 2발을 탑재하고 은밀하게 진주만의 내항으로 숨어들어 진주만 공습이 시작되면 동시에 어뢰를 발사하고는 도주할 예정이었던 것이다. 여하간, 미해군은 이 첫 번째 침공 징후를 무시한 셈이 되 버렸다.
15분뒤 두 번째 침공 징후가 포착되었다. 얼마전 하와이에 배치되어 있던 이동식 레이더 기지중 북쪽에 배치된 곳에서 2명의 병사가 레이더의 오전 작동을 실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래는 오전 4시부터 오전 11시 30분까지 작동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일요일이었으므로 오전 7시까지만 작동하기로 한 상태였다. 이중 신병이었던 조지 엘리엇은 레이더 조작이 미숙해서 고참에게 조작법을 배우면서 레이더 스크린을 살피고 있었다. 오전 6시 45분, 하나의 작은 점이 스크린에 나타났고 병사들은 즉시 사프터기지에 보고했다. 그러나 기지에서는 알았다는 대답만 있었을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사실 이것은 일본군의 선도 정찰기였다.
오전 7시 2분, 레이더 작동을 멈추려는 찰나 이번에는 스크린에 커다란 광점이 나타났다. 화면을 보고 놀란 엘리엇은 고참인 조셉 로커드에게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물었다. 로커드도 이런 큰 광점은 본적이 없었으므로 혹시 고장인가 싶어서 레이더를 껐다가 다시 켜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광점이 더 커지면서 가까워지고 있었다. 거리를 계산해보니 북쪽 220km 지점이었다. 그들은 즉시 이것을 보고 했지만 정보센터의 당직장교 타일러 중위가 이 보고를 듣고는 '별 것 아닐 것이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는 아마도 해상에 나가있는 미해군의 항모에서 함재기들을 먼저 진주만으로 날려보낸 것이거나 미본토에서 출발하여 그날 도착하기로 예정 되어있는 B-17의 편대가 조금 일찍 오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레이더기지의 로커드가 다시 보고했다.
"지금까지 레이더화면에 이렇게 많은 비행기들이 나타난 것은 처음입니다. 이제 150km 지점까지 접근했고,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자 타일러는 짜증스런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봐! 걱정할 것 없다구. 자꾸 귀찮게 하지 말고 별일 아니니깐 신경쓰지 말게!"
결국 레이더기지의 두 병사는 레이더를 끄고는 아침식사를 위해서 캠프로 향했다. 그리고 한시간후 그들이 아침 식사를 먹고 있을 때, 진주만이 폭격당하고 있다는 방송을 듣게 되고, 놀란 눈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들이 보았던 것이 바로 진주만에 나타난 일본기들이었던 것이다.
3. 진주만 기습 성공함! (도라 도라 도라)
오전 7시가 되자 드디어 선두의 일본기 조종사들에게 하와이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후지다는 가슴이 고동치고 있음을 느꼈고, 망원경으로 하와이를 보면서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후지다가 라디오를켜자 하와이 전통리듬의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주파수를 정확하게 맞추자 하와이의 호놀룰루 방송이 또렸하게 들리기 시작했는데 마침 일기예보 시간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호놀룰루 KGMB방송입니다. 화창한 일요일입니다. 산간지대는 약간 흐린 곳도 있겠지만 오늘의 시계는 양호하며 바다도 잔잔합니다. 바람은 북풍이 10노트로 불고 있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여기는 하와이입니다."
이 방송을 들은 후지다는 기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거 우리를 환영하는 것 같구만, 좋아! 날씨도 우리편이다."
섬이 가까워 지면서 공격기부대는 2 갈래로 나뉘어져 진주만쪽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폭격기들은 저공으로 섬을 가로질러 진주만쪽으로 향했고, 뇌격기들은 남쪽으로부터 공격하기위해 섬의 서해안쪽으로 우회했다.
드디어 후지다의 눈에 진주만이 들어왔다. 후지다는 즉시 망원경을 들고 전함들이 제자리에 있는가부터 확인했다. 진주만 중앙의 포드섬에 정박하고 있는 7척의 전함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외에도 9척의 순양함, 29척의 구축함들을 비롯한 94척의 함선들이 진주만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던 것이다. 정말로 기가막힌 장면이었다.
"이거 봐라...정말 모두 모여 있군! 좋았어. 만족할만 하다."
이때 상공의 전투기 부대 지휘관으로부터 무전이 왔다.
"소령님 이상합니다. 미군의 비행기가 한 대도 보이지 않는데요, 미국놈들 일요일이라고 초계비행도 하지 않고 있나 봅니다. 이거 너무 심한데요, 우리 해군이었다면 이건 군법회의 감입니다."
마침 후지다도 그들의 대편대가 날아오는 동안 단 한 대의 미군기도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의아해 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그는 들뜬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완전하게 목표가 노출되어 있다니 천우신조가 우리에게 있다. 우린 해낸거야! 자 이제 공격을 개시한다. 지금 시각 오전 7시 49분, 전원 공격 대형으로 전개하고 각자의 목표물을 향해서 돌격하라! 그리고 사령부에 즉시 암호 무전을 쳐라! 도라 도라 도라! (진주만 기습 성공함)"
후지다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대편대를 이루고 있던 뇌격기와 수평폭격기들이 진입순서대로 차례 차례 편대를 풀고 저공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99식 함상 폭격기들은 급강하 폭격을 하기 위해서 목표물 위로 상승했다.
각 조종사들은 자기들에게 할당된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한 경로를 찾아 소형 편대 단위로 산개했다. 일본 공격기들이 진주만을 사방에서 에워싼채로 점점 접근해 오면서 드디어 태평양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진주만 공습이 시작되었다.
(본 글은 순수 작성글이 아니며 인터넷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관련 여러 문서들은 수집, 발췌, 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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