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무병자구 (無病自灸)

Fullsteam Paul 2024. 10. 6. 09:49

무병자구(無病自灸)

 

[독음] (: 없을 무. : 병 병. : 스스로 자. : 뜸질할 구)

[출전]《장자(莊子)》잡편 도척(盜跖)

[의미] 병도 없는데 스스로 뜸질을 한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일에 정력을 쏟아 화를 부른다는 뜻.

[내용】이 성어는 장자(莊子) 잡편 도척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편은 장자가 도척의 말을 빌려 공자의 예교주의(禮敎主義)를 통렬하게 공박한 픽션으로, 인물과 그 관계도 모두 우화화(寓話化)한 것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자의 친구 유하계(柳下季)에게는 도척이라는 동생이 있었다. 도척은 천하의 큰 도적으로 9천 명의 졸개를 거느리고 온갖 잔인하고 포악한 짓을 자행하여, 그가 지나가면 큰 나라에서는 성을 지키고, 작은 나라에서는 농성하여 난을 피하는 형편이었다.

孔子與柳下 孔子與柳下季友。柳下季之弟名曰盜跖。盜跖從卒九千人,橫行天下,侵暴諸侯,穴室樞戶, 人牛馬,取人婦女,貪得忘親,不顧父母兄弟,不祭先祖. 所過之邑,大國守城,小國入保,萬民苦之.

 

공자는 천하에 도척이 있다는 것은 유하계의 수치일 뿐 아니라 인의와 도덕을 가르치는 자신에게도 큰 수치라고 생각하여 그를 설득하러 찾아갔다공자가 도척의 산채로 찾아가 만나기를 청하자, 도척은 공자의 위선을 비웃으며 만나기를 거절했다공자가 재삼 간청을 하고서야 만나기를 허락한 도척은 공자를 보고네가 말하는 것이 내 뜻에 맞으면 살아남을 것이고 내 뜻에 거슬리면 죽음을 당할 것이다. 하며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질렀다.

 

盜跖大怒,兩展其足,案劍瞋目,聲如乳虎,..「丘來前! 若所言,順吾意則生,逆吾心則死.

 

공자는 도척의 기세에 눌려 한껏 도척을 칭찬하였지만, 오히려 도척은 그러한 공자의 비굴을 들어 칼자루를 만지며 공자를 꾸중하였다. 놀란 공자는 설득은  커녕 오히려 목숨마저 위태롭게 되어 한달음에 그곳을 빠져나왔다그는 수레에 올랐지만 세 번이나 고삐를 잡으려다 놓치고, 눈은 멍하여 보이지도 않았으며,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 수레 앞의 가로막대에 엎드린 채 숨도 쉬지 못할 정도였다.

 

孔子再拜趨走,出門上車,執轡三失,目芒然无見,色若死灰,據軾低頭,不能出氣.

 

그길로 돌아와 노()나라 동문 밖에서 유하계를 만났다유하계가 요즘 볼 수가 없더군. 거마(車馬)를 보니 여행을 갖다온 모양인데, 혹 도척을 만나고 온 것은 아닌가? 하고 묻자공자는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면서 그렇다고 하였다유하계가 다시 그래, 도척이 내가 전에 말한 바와 같지 않던가? 하니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맞네. 나는 이른바 병도 없이 스스로 뜸질을 한 격이네(丘所謂無病而自灸也). 허겁지겁 달려가 호랑이 머리를 쓰다듬고 호랑이 수염을 가지고 놀다가 하마터면 호랑이 주둥이를 벗어나지 못할 뻔 했네.

 

歸到魯東門外,過遇柳下季. 柳下季曰..「今者闕然數日不見,車馬有行色,得微往見跖邪?

孔子仰天而歎曰..「然. 柳下季曰..「跖得无逆汝意若前乎?

孔子曰..「然. 丘所謂无病而自灸也,疾走料虎頭,編虎須,幾不免虎口哉!

 

긁어 부스럼이란 말이 있다. 가만히 자기 본분만 지키면 될 것을 공연히 나서 일을 망치는 경우에 쓰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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