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한숟갈

폭탄주는 한국이 원조일까?

Fullsteam Paul 2024. 9. 5. 07:44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폭탄주는 미국이 원조라는데에는 이론이 없다. 1900년대 초 미국의 탄광과 벌목장, 부두, 철강공장 등에서 일하던 가난한 노동자들이 즐겨 마신 보일러 메이커(Boiler Maker)가 폭탄주의 원조라고 봐야한다. 맥주가 가득 채워진 맥주잔에 위스키잔을 빠트려 마신다. 맥주와 양주를 섞지 않고, 맥주를 마신 뒤 곧바로 양주를 들이켜는 체이서(Chaser)라는 주법도 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이나, 제철공장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영화 ‘강철의 심장(Heart of the steel)’ 에서도 폭탄주 마시는 장면을 엿볼 수 있다.

비단 미국 만이 아니다.노르웨이나 스웨덴 등 북유럽에는 잠수함(Submarine)이라는 폭탄주가 있다. 500cc 맥주잔에 독일 술 슈납스를 담은 잔을 떨어뜨려 마시는 술이다. 조선 후기에도 막걸리 반 사발에 소주 한 잔을 섞어 혼돈주 또는 자중(自中紅)’이라 부르며 마셨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폭탄주의 주법은 세계 곳곳에서 오래전 부터 이어져 왔는 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 우리가 마시는 형태의 폭탄주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83년경 당시 박희태 춘천지검 검사장(훗날 국회의장, 법무부장관)이 춘천지역의 검찰과 경찰, 언론사 관계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선보였을 때라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