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한숟갈

'장로'와 '집사'가 불교용어라고?

Fullsteam Paul 2024. 9. 2. 07:31

우리가 흔히 기독교 신자들에게 익히 듣게 되는 직함에 '장로'와 '집사'라는 호칭이 있다.

워낙 오랜 세월 익숙하게 사용하다보니 당연히 기독교 용어라고 생각하기 쉬운 이 호칭들은 놀랍게도 본디 불교에서 사용하던 용어이다.

장로(Ayusmart ; 長老)는 범어 ‘아유솔만’이라 하여 음역하면 존자(尊者), 구수(具壽)라고 번역한다.

장로란 덕()이 높고 수행을 많이 하여 지혜와 도덕이 뛰어나고 나이가 많은 분을 일컫는다.

[금강경] 제2분 선현기청분(善現起請分)에 '장로수보리존자(長老須菩提尊者'가 대중 가운데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공경히 부처님께 법을 청하는 장면이 나오며, 32분에서도 장로수보리가 나온다. 이미 부처님 당시부터 장로라는 말이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집사(執事)란 절집에서 온갖 살림을 맡아 꾸려가는 사람을 집사라 하였다. 즉 오늘날 '원주'소임 역할을 하는 스님을 본디 집사라 칭하였었다.

특별한 연유도 없이 시나브로 불교에서는 사문화되고, 기독교 용어로 고착된 것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