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열전

조선인 일본군 중장 홍사익

Fullsteam Paul 2024. 10. 3. 10:12

홍사익

 

사람에 대한 평가가 이리 다양한 인물은 많지 않다.

일제시대 조선인으로 일본군 중장까지 오른 이는 영친왕과 홍사익 단 둘 뿐이다. 특이한 것은 일본군 장성까지 오르면서도창씨 개명을 하지 않고 이름을 홍사익으로 유지했다는 점이다. 홍사익이 대위시절에 소년이었던 아들 홍국선이 왜 조선사람이라고 이유 없는 경멸과 놀림을 받아야 하는가고 아버지에게 진지하게 물었던 일이 있었다. 이에 홍사익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아들을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한다. 그것은 아일랜드와 영국사람과의 관계와 유사한 것으로 영국사람들로부터 어떤 취급을 당해도 아일랜드 사람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자신을 내세울 때도 분명히 아일랜드의 아무개라고 하듯이 「나는 조선 사람인 홍국선이다」고 분명히 하라는 것이었다. 그는 아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지휘관으로 부대에 부임하면 일본군 앞에서 '나는 조선인인 홍사익이다.지금부터 천황폐하의 명령에 의해 지휘권을 갖는다. 이의가 있거나 불복하겠다는 자가 있으면 나오라.'고 첫 훈시를 하곤 했다 한다. 2차대전이 끝나고 필리핀에 있었을 때 휘하 통신대 일본인 영관 하나가 '이제 한국이 독립하게 됐으니 각하도 귀국하여 활약하겠지오.'하자 이렇게 말했다 한다. '나는 아직 일본 육군의 제복을 입고 있다. 제복을 입고 있는 한 제복에 충성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옷을 입고 있는 한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다.  홍사익이 광복 후 2차 대전의 전범으로 필리핀에서 열린 미군 전범재판소에서 교수형을 언도받은 것은 1946 418일 오전이었다. 홍사익은 최후 진술도 없이 나가면서 한마디를 중얼거렸다고 한다. '교수합격!'...... 처형장에 나가면서 수용소의 담당 감시병인 미군헌병 이반 케이에게 그 성서를 주고 교수대에 올라 입회목사더러 구약 시편 51편을 지적, 읽어달라고 청했다. '나의 불의를 낱낱이 씻어 나를 나의 죄로부터 벗어나게 하옵소서'하는 내용이다어쩌면 그는 진정한 마지막 군이요 진정한 마지막 조선의 선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