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환주(買독還珠)
[독음] (買: 살 매. 독: 함 독=木+賣. 還: 돌려보낼 환. 珠: 구슬 주)
[출전]《한비자(韓非子) 제32 외저설좌상(外儲說左上)편》
[의미] 구슬상자를 사고 구슬은 사지 않고 돌려 보냈다는 뜻으로, 본연(本然)의 일은 잊고 지엽적(枝葉的)인 일만을 추구(追求)함을 비유한 말.
[내용] 《한비자(韓非子)》 외저설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초(楚)나라 왕이 묵자(墨子)의 제자인 전구(田鳩)에게 물었다. "묵자는 학식이 넓다고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네. 그런데 품행은 단정하지만 언설을 보면 장황하기만 할 뿐 능변이 아닌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전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옛날 진(秦)나라 왕이 그 딸을 진(晉)나라 공자에게 시집보낼 때 온갖 장식을 다하고 아름답게 수놓은 옷을 입은 시녀 70명을 딸려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자는 오히려 그 시녀들을 사랑하고 딸을 학대하였습니다. 따라서 진 나라 왕은 딸을 좋은 곳에 시집보낸 것이 아니라 시녀들을 좋은 곳에 시집보낸 꼴이 되었지요. 또 어느 초나라 사람은 자기가 가진 구슬을 팔러 정나라로 갔습니다. 그는 목란(木蘭), 계초(桂椒)와 같은 향기로운 나무로 짜고 물참새의 털로 장식한 상자를 만들어 그 안에 옥을 넣어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정나라 사람은 그 상자만 샀을 뿐 옥은 되돌려 주었다고 합니다(買還珠). 오늘날 세간의 학자들도 이와 같아서 모두 능란한 변설로 꾸미기를 잘하며, 군주는 또 그 화려함에 현혹되어 실질을 판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묵자의 언설은 성왕의 도를 전하고, 성인의 말씀을 논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킵니다. 만약 언설을 꾸미게 되면 사람들은 단지 그 꾸민 말과 표현에만 주의하여 실질은 잊게 될 것이니 그것은 언설을 꾸미면 실질의 중요성이 묻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묵자는 그 말만 장황할 뿐 능변은 아닌 것입니다."
楚王謂田鳩曰: “墨子者, 顯學也. 其身體則可, 其言多不辯, 何也?” 曰: “昔秦伯嫁其女於晉公子, 令晉爲之飾裝, 從文衣之媵七十人. 至晉, 晉人愛其妾而賤公女. 此可謂善嫁妾, 而未可謂善嫁女也. 楚人有賣其珠於鄭者, 爲木蘭之櫃, 薰以桂椒, 綴以珠玉, 飾以玫瑰, 輯以翡翠. 鄭人買其櫝而還其珠. 此可謂善賣櫝矣, 未可謂善鬻珠也. 今世之談也, 皆道辯說文辭之言, 人主覽其文而忘有用. 墨子之說, 傳先王之道, 論聖人之言, 以宣告人. 若辯其辭, 則恐人懷其文忘其直, 以文害用也. 此與楚人鬻珠·秦伯嫁女同類, 故其言多不辯.”
이와 같이 매독환주란 표현의 화려함에 현혹되어 내용의 중요성은 잊는다는 비유로, 본래는 교언영색(巧言玲色)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오늘날에는 호화롭게 꾸민 겉포장에 현혹되어 정말 중요한 실체를 잃는다는 의미로 두루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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