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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제국 (L'Empire des Sens)

Fullsteam Paul 2024. 10. 2. 08:14

영화사에서 에로 영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영화 중에 하나가 일본/프랑스 합작으로 1976년에 제작된 '감각의 제국 (L'Empire des Sens)'이다.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감독이 연출하고 마츠다 에이코(松田暎子,1952)와 후지 타츠야(藤竜也,1941)가 주인공을 맡았다.

이 영화가 필수적으로 언급되는 이유는 1) 정사씬의 리얼함을 위하여 남녀배우가 촬영 중에 실제 섹스를 하였다는 점이고, 2) 포르노 수준으로 적나라하게 정사씬의 배우들의 신체부위들이 노출되었고 3) 섹스 중에 남자의 성기를 절단하는 극단적이고 성도착적인 스토리 때문이다.

영화 자체도 화제가 되었고 이슈가 되었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스토리가 창작이 아니라 실제잇었던 사건을 소재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일명 아베사다 사건

1936 518일 아침, 토오쿄 아라가와구의 요정 마사키에서 처참하게 살해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요정의 여주인은 이부자리 위에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 있는 남자의 시체를 보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사건을 처음 신고 받은 사람은 아라가와구의 경찰 후쿠다 요시오였다. 후쿠다 요시오는 남자의 시체를 보고 망연자실했다. 남자는 하복부가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 있었다. 사체 옆에는 '사다와 기치 둘이서 영원히'라는 글자가 피로 씌어 있었다. 후쿠다 요시오는 시체 옆에 피로 써놓은 글자는 광기로 가득차 있었다. 엽기적이고 끔찍한 장면이었다후쿠다 요시오는 이 사건을 자신이 수사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토오쿄 경시청으로 중대 사건 발생 보고를 했다. 후쿠다 요시오의 보고를 받은 경시청에서 전문 수사 경찰 료이치 경감을 파견한다. 토오쿄 경시청의 료이치 경감은 아라가와구의 요정 마사키에 출동하여 현장을 샅샅이 살폈다. 그는 '사다와 기치 둘이서 영원히'라는 글자가 피로 쓴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몸서리를 쳤다. 게다가 남자의 하체에 남자의 상징이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남자의 상징을 잘라버린 것이다. 이부자리가 온통 피로 물들은 것은 남자의 상징을 잘라냈기 때문에 뿜어져 나온 피였다. 그러나 조사를 하지 않을 수없었다. 료이치 경감은 현장 감식을 하는 한편 의사를 불러 검시에 착수했다현장 검시 결과 남자는 목이 졸려 죽은 상태였고 하체에서 도려진 남자의 성기는 현장에서 발견할 수없었다료이치 경감은 요정 마사키의 여주인을 조사했다. 마사키는 요정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2류나 3류에 속하는 작은 주점이었다. 마사키의 주인은 50대 초반의 후덕한 여인으로 남자가 살해되기 3개월 전부터 예쁘장한 여인과 동거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죽은 남자는 이시다 기치조우입니다." 자신의 요정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여 사색이 된 요정 여주인은 료이치 경감에게 벌벌 떨면서 말했다"무엇을 하는 남자입니까?" 료이치 경감은 날카로운 눈매를 갖고 있는 사내였다. 진한 분냄새를 풍기는 게이샤들이 그의 주위에 몰려와 기웃거렸으나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냉소적이고 차가운 인상의 사내였다"요정의 주인이라고 합니다." "요정의 주인? 이 요정 주인이라는 말입니까?" "그게 아니고 나카노구에 있는 요시다야라는 요정의 주인이라고 했습니다." "여자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까?" "여자는 사다라고만 불렸습니다. 요시다야 요정에서 일을 하던 게이샤라고 합니다." 료이치 경감은 요정 주인과 게이샤들에게 이것저것 사건에 대해 도움이 될만한 단서를 찾기 위해 질문을 했으나 뚜렷한 실마리를 찾을 수는 없었다. 료이치 경감은 직접 즉시 나카노구의 요정 요시다야에 가보기로 했다요시다야 요정의 여주인은 이시다 기치조우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녀는 매우 아름답고 이지적인 여자였다. 얼핏 30대 초반으로 보였으나 둥글고 복스러운 얼굴에 입술이 도툼했다"사다라는 게이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디에 갔습니까?" 료이치 경감은 차를 내온 뒤에 다다미 위에 단정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여주인에게 물었다"아베 사다를 말씀하시는군요. 아베 사다는 정식 게이샤는 아닙니다. 그녀는 우리 요정에서 허드레 일을 하는 여자였죠. 주인의 먼 친척 되는 사람의 딸인데 가난하여 배라고 굶주리지 않게 해달라고 아버지가 우리 요정에 맡기고 갔지요." "주인과 사다는 애인 관계에 있습니까?" "그것은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주인은 여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아베 사다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까?" "모릅니다." "아베 사다와 주인은 언제부터 여기를 떠났습니까?"

" 3개월쯤 되었을 것입니다." 료이치 경감은 요정의 게이샤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죽은 기치조우가 상당한 난봉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베 사다와 기치조우가 언제부터 그러한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알 수없었으나 둘이서 관계를 가질 때는 미쳐 날뛰는 것처럼 격렬하게 소리를 질렀다고 게이샤들이 한결같이 말했다"그런데 주인은 어떻게 죽었습니까?" 료이치 경감이 요시다야 요정의 조사를 모두 마치고 나올 때 여주인이 물었다"목을 졸라 살해되었습니다. 교살입니다." 료이치 경감은 차마 기치조우가 성기가 절단되어 살해되었다는 말을 할 수없었다.

 료이치 경감은 아베 사다를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경찰이 여관이나 여인숙, 하숙집을 샅샅이 수색했고 요정이나 유곽까지 저인망식으로 탐문수사를 하기 시작했다. 기치조우가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된지 사흘째 되는 520, 아베 사다는 토오쿄의 한 여관에서 체포되었다. 아베 사다는 자신이 체포될 것을 예감하고 있었는지 경찰이 문을 두드리자 기모노 차림으로 단정하게 무릎을 끓고 앉아 있었다. 종이에 싼 기치조우의 성기를 꼬옥 쥐고 있었다"아베 사다입니까?" 료이치 경감은 그녀의 자세가 너무나 엄숙하여 낮게 물었다"제가 아베 사다입니다." 아베 사다는 침착하게 대답했다"기치조우를 살해했지요?" "그렇습니다. 인정합니다." "그 동안 어디에 있었지요?"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습니다." 훗날 정신과 의사들은 그녀의 병명을 조증(躁症), 또는 조울증(躁鬱症)이라고 진단했다. 조울증은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으로 섹스에 집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료이치 경감은 아베 사다를 연행하여 취조하기 시작했다. 아베 사다는 아직도 흥분상태였고 기치조우에 대해서 말할 때는 눈에서 빛이 뿌려졌다. 료이치 경감은 아베 사다가 놀라울 정도로 미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그녀의 몸에서는 염기가 뿌려지는 것같았다"왜 기치조우를 죽인 것이지요?" "그를 사랑했습니다." "성기를 절단한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그를 영원히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였어요." 아베 사다가 허공을 쳐다보면서 대답했다.

 

일본열도는 발칵 뒤집혔다. 아베 사다가 기치조우를 살해하여 성기를 절단했기 때문에 신문은 호외를 뿌렸고 남자와 여자들 모두 삼삼오오 모여서 웅성거렸다. 성기절단사건은 엽기적이었다. 그것도 자신을 배신하여 죽인 것이 아니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섹스를 하는 도중에 목을 졸라 교살하고 남자의 성기를 절단한 뒤에 종이에 싸서 가지고 다니며 사흘 동안이나 여관을 전전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료이치 경감은 철저하게 취조했다. 아베 사다는 뜻밖에 남편이 있는 여자였다. 그러나 남편은 가난 때문에 그녀를 요정에 팔았고 강렬한 성격의 아베 사다는 요정의 게이샤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요정의 여주인이 료이치 경감에게 말한 것과는 약간 달랐다아베 사다는 요정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얼굴은 예뻤으나 성격이 날카로웠기 때문에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어느 때는 우울하여 며칠 동안 말을 안하고 지내기도 했고 기분이 좋을 때는 며칠씩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를 때도 있었다"변덕쟁이!" "이상한 계집애!"

요정의 게이샤들은 모두 그녀를 싫어했다. 아직 조증에 대한 개념이 없을 때였다어느날 새벽에 아베 사다는 기치조우와 요정의 여주인이 정사를 벌이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기치조우라는 남자는 매우 특이한 남자였다. 그는 요정에 있는 게이샤들과 함부로 정사를 벌였으며 누가 정사를 훔쳐보아도 개의치 않았다'아아 나도 저 남자와 정사를 하고 싶어.' 이베 사다는 주인 부부가 정사를 벌이는 것을 지켜보고 몸을 떨었다

 

하루는 요정이 쉬는 날이었다. 모두들 외출하고 없을 때 아베 사다는 기모노 차림으로 요정의 툇마루에서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출타했던 요정 주인 기치조우가 돌아와 툇마루에 걸터앉았다. 그는 담배를 피우며 아베 사다가 걸레질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베 사다는 그를 향해 엉덩이를 돌린 채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대단한 엉덩이로군.' 기치조우는 여자에 대해서 달인이었다. 걸레질을 하는 아베 마사의 엉덩이를 보고 한눈에 그녀가 욕망의 덩어리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기치조우는 아베 사다의 탐스러운 엉덩이에 손을 얹었다. 아베 사다는 모르는 체하고 있었다. 기치조우의 손은 더욱 농밀하게 움직였다. 아베 사다가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에서 색기가 번들거렸다. 도툼한 입술은 반쯤 벌어진 채 신음을 흘리고 있다여관을 경영하는 기치조우는 섹스에는 남다른 조예를 갖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있는 아베 사다의 엉덩이를 쓰다듬다가 기모노자락 안으로 손을 밀어넣었다아베 사다는 격렬했다. 기치 조우는 아베 사다의 희디흰 몸뚱이가 내어 뿜는 열기에 감동했다. 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었지만 아베 사다는 특이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그가 놀란 것은 아베 사다가 격렬하다는 점이었다아베 사다는 기치조우에게 집착했다. 그러나 기치조우는 자유로운 인간이었다. 게다가 그의 아내이자 요정을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아내도 만족시켜주어야 했다아베 사다는 기치조우가 여주인과 정사를 벌일 때면 그 방 앞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요정의 여주인은 기치조우가 아베 사다와 수시로 관계를 맺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기치조우에게 보약을 먹이고 극진하게 대접을 하여 아베 사다에게 멀어지게 하려고 했다.

 

아베 사다는 기치조우를 빼앗길 수없었다. 그녀는 동료들과 싸울 때 칼을 휘두를 정도로 강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기치조우도 점차로 아베 사다에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아내와의 정사는 밋밋했다. 그러나 아베 사다와의 정사는 피가 튀는 것처럼 격렬했다기치조우와 아베 사다는 요정 여주인의 눈을 피해 여관을 전전하며 사랑을 불태웠다. 그러나 여관에서 갖는 성행위로는 만족할 수없었다"우리 함께 살아요." 어느 날 아베 사다가 말했다"뭐라구?"  "당신과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아요."

"또 그것이 생각나는 거야?" "당신과 항상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어딘가에 방을 얻지." 1936 423, 기치조우와 아베 사다는 아라가와구의 요정 마사키에 방을 얻었다. 그리고 그들은 밤낮으로 광적인 섹스에 몰입했다. 쾌락을 위해서 그들은 무슨 짓이던지 서슴지 않았다. 좀 더 강렬한 쾌감을 얻기 위해서 위험에 빠질 때까지 상대방의 목을 조르는 일도 했고 섹스 도중에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다기치조우는 아베 사다와 그처럼 격렬한 섹스에 몰두하다가 아내에게 돌아갔다. 불과 사흘이었으나 아베 사다에게는 그 사흘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빗발이 흩날리는 여관 앞에서 기치조우를 기다리다가 요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시골 학교의 교정 선생과 섹스를 하려고 했으나 교장 선생이 너무나 늙었기 때문에 그녀의 욕정을 채워줄 수가 없었다"나를 때려주세요." 아베 사다는 교장선생에게 자신을 때려달라고 했다. 너무나 격렬하게 일어나는 욕정을 매로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매로도 그녀의 욕정은 식지 않았다. 아베 사다는 기치조우에게 달려갔다기치조우는 다시 그녀에게 돌아왔다"당신을 죽여버리고 싶어요." "내가 미운가?"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라 당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사다의 손에 죽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 기치조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아베 사다가 두 눈을 번들거리며 그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기치조우는 숨이 막혀 켁켁거렸다아베 사다와 기치 조우는 다시 섹스에 몰두했다. 그리고 아베 사다는 마침내 섹스를 하는 도중에 기치조우를 교살하고 성기를 절단했다사람들은 아베 사다에게 동정적이었다. 아베 사다는 오랜 재판 끝에 불과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